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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아니 잔금까지 다 치룬 내집을 왜 못들어가게 막습니까?”, “공사비 갈등은 시행사, 시공사가 풀어야할 문제인데 죄없는 입주민을 볼모로 삼고 있네”
지난 7일 오후 5시.
광주 북구 운암모아엘가 아파트 입구에는 이삿짐을 가득실은 트럭 3대가 갈길을 잃은채 한없이 대기하고 있었다. 입주민 A씨는 이날 오전 이사에 나섰지만 유치권을 행사하는 시공사측에 가로막혀 출입이 수시간째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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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측은 공사기간 오른 대금 문제를 유치권 카드로 풀고 있다. 197억 가량의 공사비를 시행사가 지급하지 않는다게 주요 이유다. 이 때문에 수십여명의 시공사와 용역업체 인력이 해당 건물을 1주일째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공용부분인 아파트 출입구 곳곳에 지게차를 배치하면서 입주민들에게 불편과 고통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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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측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 등이 겹치면서 도급계약금액보다 건설비가 더 많이 들었고 아직 받지 못한 공사비도 많은 상황” 이라며 “입주민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정당한 유치권 행사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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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준공한 이 아파트는 303세대 가운데 60여세대가 이사를 준비중인 상태다. 147실의 상가는 부동산, 커피숍과 회계사무소 단 3곳만 영업을 하고 있는데 144곳이 대출 등 금융문제를 떠안게 됐다. 서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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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다. 147실의 상가는 부동산, 커피숍과 회계사무소 단 3곳만 영업을 하고 있는데 144곳이 대출 등 금융문제를 떠안게 됐다.
잔금까지 모두 치른 내집인데 이사도 마음대로 못하는 촌극이 광주부동산 현장에 펼쳐진 셈이다. 낼 모레 이사한다는 또다른 입주민은 아예 길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가족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야 하는 50대 가장의 무게광희리츠상장일
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을 파고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 A씨는 “오늘 오전부터 이사짐을 싸기 시작했는데 차량이 막히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이삿짐 업소에 추가비용까지 지불하게 됐다” 며 “잔금까지 모두 납부한 내집인데 시공사, 시행사 때문에 입주민이 인질이 된 기분이다. 이게 뭔짓이야”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금부터 이사차량을 막는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이날 형사기동대 등 건장한 체격의 경찰인력 50여명이 출동했다. 시행사, 시공사, 입주민 수백여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방불케 했다.
경찰책임자가 시행사, 시공사, 입주민대표를 불러 해결방안을 주문했지만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됐다. 시공사측은 “공사비를 주지 않으면 유치권을 풀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4월 29일 이전에 잔금을 납부한 세대는 이사를 허용하겠지만 이후에는 “전면통제하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지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시행사측은 유치권이 ‘정당성이 없는 불법행위’라며 날선 반응을 쏟아냈다.



지난 2월 준공한 운암모아엘가 아파트는 시행사와 시공사간 공사비 갈등으로 지게차 등 유치권 행사가 진행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미 사업약정 및 대리사무계약서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계약상 권리를 포기했고 해당 건물이 이미 사용승인과 보존등기가 완료된 상태에서 시공사측의 점유가 상실됐다는 주장이다.
법적다툼도 예고된 상태다. 시행사측과 일부 입주민들은 이날 출입금지 및 불법점유물 철거요청 안내문을 통해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시행사측 관계자는 “사업초기부터 신탁계좌를 통해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해 왔다. 신탁사는 시행사, 시공사 공동동의 없이는 자금을 인출할 수 없는 구조다” 며 “공사대금 미지급은 법적으로 채무불이행 상태가 아니다. 시공사측은 계약서상 미지급공사비를 전액 지급하겠다고 해도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입주민들에게 죄송하고 빠른 사태해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치권은 공사대금을 받을 수 없을 때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미 신탁계좌에 공사비를 지급하도고 남을 만큼의 금액이 예치되어 있다” 며 “잔금이 더 들어오면 시공사에게도 유리한데 왜 계약자들의 잔금납부를 막고 이사를 못하게 막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역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경기가 벼랑끝으로 내몰리면서 건설사 법정관리, 부도, 유치권 행사 등 크고작은 다툼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며 “문제는 선량한 일반 시민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는 점인데 기업윤리 차원에서라도 이런 사례는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운암모아엘가 유치권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시행사측은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재물손해 등으로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서인주 기자